우수상 (김철경) > 2016년 체험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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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해양안전 공모전 입상작

- 수상작갤러리

*** 우수상 (김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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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고동 소리
김철경(경남 일반)
“붕~우웅, 붕~우웅” 아침 출근 후 채 1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카톡을 보내고 있다.
뱃사람 출신이라 뱃고동 소리와 가장 비슷한 경적소리로 설정해 두었는데 조용한 아침에 더 크게 들리는 듯하다. 옆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빠르게 휴대폰 모드를 진동으로 바꾸었는데도 계속 진동이 울린다. 우~~웅, 우~~웅 “오전 10시도 채 되기 전에 누가 카톡을 보냈지” 궁금하긴 했지만 업무를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바쁜 시간이라 일단 무시를 했다. 그런데 계속 휴대폰이 울린다. “할 일 없는 친구가 무의미한 정보를 보내나? 아님 이른 시간부터 스팸 문자를 누군가가 보내나” 하고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휴대폰 창을 열었다.
그런데 카톡창에 가끔 업무로 연락을 하고 지내는 부산신항만컨테이너 터미널 위험물안전관리자 제씨의 메시지가 있다. 오늘은 제씨와 업무가 없는 날인데 아침부터 카톡을 보내고 있다. “김주임님 제민수입니다. 아침부터 죄송한데 우리 부두에 접안 중인 선박에서 외판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바다에 그 일부가 떨어지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였다.
내가 이전에 선박 설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작업이 위험하거나 기름 유출 등 오염물질이 바다로 배출되면
연락을 달라고 했더니 정말 연락을 준 것이었다.
다급한 마음에 카톡 대신 전화를 했다.
“민수 씨,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 페인트인가요”, “예, 페인트입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나는 그럼 작업하는 장면과 바다에 페인트가 떠내려가는 것을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내 달라고 했다. 조금 후 사진이 왔고 확인해 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다시 전화를 해서 일단 외판 도장 작업을 중단해 줄 것을 배에 요청해 달라고 했다. 업무로 바빴지만 오염물질이 바다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현장을 가 봐야만 했기 때문에 상관에게 자초지종을 간략하게 설명 드리고 바로 부산 신항만으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시내도로로 가면 부산신항까지 약 1시간 거리지만 급한 마음에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45분만에 도착하였다.
도장작업은 이미 멈춰져 있었지만 터미널 안전관리자 제씨는 부산 신항 7번 선석에 접안한 배 뒤쪽에서 해수면을 물끄러미 보면서 유출 흔적을 찾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는 둥 마는 둥 여기저기 해면을 같이 보았지만 페인트를 흘린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단지 부두 아래 충돌 방지용 고무펜더에 페인트가 약간 묻어 있었다.
이미 조류에 의해 바다에 유출된 페인트는 대부분 다른 곳으로 흘러가 보이지 않았다. 선박은 중국 국적의 컨테이너 운반선이었다. 터미널 안전관리자는 부두 야적장에서 발생한 위험한 상황을 처리하는 권한은 있지만 외국적 선박에 승선해서 점검하는 권한은 없다. 그래서 제씨가 선박에 승선하지 못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제씨와 중국국적의 C해운선사의 선박에 함께 올라갔다. 항만국에서 나온 선박검사관임을 표시하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신고에 의해 항만국통제(Port State Control)1) 를 실시함을 선장에게 알렸다.
선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얼마 전에 항만국통제를 수검했으니 이번에는 점검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시했다. 하지만 이번 점검은 통상적인 점검이 아닌 오염원이 선박으로부터 바다에 유출되었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는 점을 설명하고 점검을 하였다.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고 건조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선박이었다. 보유하고 있는 각종 증서 및 이전 점검 이력을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서류에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페인트 작업은 이미 멈추었기 때문에 제씨가 보내준 사진을 선장에게 보여주며 작업자와의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고 작업현장도 보여 달라고 하였다.
현장에 도착해 확인하니 페인트 작업을 하다만 흔적이 보였으며 바다에 약간의 페인트 성분이 떠 있기도 했다. 그리고 반쯤 남은 페인트 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페인트 통에 바다에 유출되면 해양생물에 유해하다는 것을
표시하는 MP(Marine Pollutant) 마크(해양오염물)가 있는 것이었다.
컨테이너 운반선은 위험물질 및 해양오염 물질도 많이 운반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심지어 간부 선원들은 의무적으로 교육도 받게 되어 있다. 선장을 불러 칠하다 만 페인트를 보여주니 바로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누구보다 이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 항만국통제 관할하는 국가가 안전 문제에 관하여 자국의 검사관을 통해 외국 선박에 행하는 선박검사를 말한다
선장은 선원들을 불러 조사를 시작했고 얼마 후 도장 작업은 선장이나 책임자가 작업 지시를 한 것이 아니고 갑판장이 독단으로 판단해서 도장작업을 한 것이라고 변명을 하였다. 나도 선장에게 상황은 이해되나 이미 해양 오염물질이 바다에 유출되었고 이런 내용들은 작업 전에 충분이 갑판장을 포함한 작업원 전원에게 알렸어야 했다고 주지시키고 해양오염사고를 다루는 해양안전경비서에 연락을 취했다.
부산신항은 특이하게 북측은 경남 관할이라 창원 해양안전경비서에서 담당하고 남측은 부산 소속 해양안전경비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신고 후 채 10분도 되지 않아 창원 해양안전경비서에서 4명의 직원이 승선하였다. 그 중 한 명은 내가 통영해양사무소에 근무할 때 유람선 합동점검을 여러 번 같이 한 경험이 있는 분이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유출된 물질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였다.
페인트 유출 건은 해경에 맡기고 나는 혹 다른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적재된 위험물 컨테이너, 선박 연료유 관리 현황 등을 확인하였다. 점검을 마친 후 전 선원을 특별교육을 할 것을 지시하였고 오염물 유출 건은 회사에 보고하여 한국에 기항하는 선박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도 요구하였다. 그 선박은 해경으로부터 벌금 처분을 받을 것이고 신항만에 들어오는 중국 국적의 다른 선박에도 소문이 날 것이다.
아마 제씨가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도장작업을 마치고 아무런 일 없었듯이 그 선박은 부산항을 출항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부산신항에 다른 중국 국적의 선박들이 당연한 듯 해양오염물질이 포함된 페인트를 칠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장 작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위험 및 오염물질을 동반하는 작업이 선박에서 행해지고 있다. 또한 선박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빠르게 진행된다. 총톤수 10만 톤 이상의 선박이 채 하루도 머물지 않고 하역작업을 끝내고 대부분 부산항을 떠난다. 선박운항에서 시간은 돈이기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 운반선은 더욱더 그러하다.
선박은 떠다니는 공장과 같은 곳이고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커지기도 쉽다.
대형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제도가 있지만 선박에 근무하지 않는 외부인이 잠재된 위험사항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능동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모여 큰 사고를 예방하고 우리 해양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제씨의 작은 관심이 우리 항만을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든 것처럼 크레인 운전기사, 안전관리자, 배를 접이안시키는 도선사, 선박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인부 등 항만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환경보호에 적극 나서 주었으면 한다.
부산신항을 출항해서 거가대교를 향해 나아가는 뱃고동 소리를 들으며 대한민국에 들렸던 모든 선박의 안전항해와 항만 근로자들의 안녕을 기원해 본다.
체험수기 내용 >>
선박관련 업무를 하면서 겪었던 해양오염사고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우리모두가 함께 안전한 바다를 만들자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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