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 (김화순) > 2016년 체험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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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해양안전 공모전 입상작

- 수상작갤러리

*** 최우수상 (김화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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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남편의 안전 불감증
김화순(서울 일반)
“또 낚시 가려고? 오늘은 어디야”
날도 새지 않았는데 부스럭거리며 낚시도구를 챙기던 남편에게 호통을 치니 깜짝 놀라 돌아보며 말을 더듬었다. 그런 남편에게 나도 낚시에 따라가겠다고 나섰다. 주말마다 낚시 간 남편을 기다리는데 지친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 샤워를 하고 화장을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던 남편은 어이가 없는지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마디를 했다.
“정말 따라오려고”
나는 대꾸도 하지 않고 어제 남은 국에 밥을 말아 입에 들이부었다. 나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단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앞에 나가 기다리자 남편의 일행이 승합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들은 내 모습을 보더니 얼굴부터 찡그렸다. 가끔씩 같이 놀러 가면 내가 많은 잔소리를 쏟아내기에 그랬을 것이다. 한참을 달린 승합차가 남해의 어떤 조그만 포구에 다다르자 날이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배가 햇살을 받아 유난히 빛났다.
“자 빨리 타자고. 물때를 놓치면 전부 황이라고…….”
순간 내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니, 구명조끼도 안 입고 이 조그만 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탄다고요”
그러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날마다 이렇게 낚시를 다녔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괜히 따라와서 또 시비를 건다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의 눈빛에 주눅 들지 않았다.
“선장님. 구명조끼를 안 주면 우리들은 이 배에 타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는데 배가 출항을 한다면 법에 의해 내가 경찰이나 관계기관에 신고할 테니까요.”
나는 안전을 우선으로 하자고 버티고 남편은 내 옆에 바짝 붙어 온갖 감언이설로 나를 회유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다녔어도 아무 일도 없었다고……. 먼 바다도 아니고 저 건너 가까운 바다의 섬으로 가는데 왜 이러냐고”
옆에서 남편이 손가락으로 가까운 바다를 가리켰다. 그런가 하면 핏대를 세우고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해도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선장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빨리 구명조끼를 구해오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낚시를 처음 따라왔기에 막무가내인 듯 보였으나 구명조끼도 없이 조그만 배에 탄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 달랑 낚싯대만 메고 구명조끼도 안 입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남편과 그 친구들은 모르고 있는 듯했다. 선장 이하 승객들 모두가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의 버티기가 효과를 거두었는지 선장이 휴대전화로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 한참을 기다리니 구명조끼가 도착했다. 우리는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배에 올랐다.
“하여튼 당신은 유별난 여자야. 후배들 앞에서 내 꼴이 뭐가 되느냐고”
남편의 불만에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10여 분을 달려 외딴 섬에 도착하자 깎아지른 절벽이 우리를 맞았다. 선장은 우리 일행을 절벽의 아주 작은 공간에 내려 주고 돌아가 버렸다.
“아니, 이 깎아지른 절벽에서 낚시를 한다는 거예요”
한 발을 디디기도 어려운 절벽이었다. 우리 남편과 일행은 그런 절벽에서 지금까지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고 낚시를 했던 것이다. 정말 아무 사고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청상과부가 될 뻔했다.
“지금까지도 괜찮았는데 당신은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 거야. 더구나 오늘은 당신 덕분에 이렇게 구명조끼도 입었잖아.”
남편은 아직까지도 구명조끼를 요구한 나를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지금부터 어느 누구도 구명조끼를 벗지 말아요. 좀 불편하더라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큰 소리로 외치자 남편의 동료 중 한 사람이 화답을 했다.
“오늘은 형수님이 마치 대장 같아요.”
그런가 하면 몇몇 사람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군덕거렸다. 그래도 나는 창피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남편이 포인트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고기는 소식도 없었다. 남편 옆에서 고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지친 나는 하품이 나기시작했다. 장소도 비좁고 불편하여 괜히 따라왔나 싶은 후회가 몰려왔다. 그때 저 멀리서 고기를 잡은 일행이 생선을 안주로 소주를 나누어 마시고 있었다.
“서 있기도 위험한 곳에서 술을 마시면 어쩌자는 거예요”
내가 목청껏 소리를 질러 질책하자 그들은 깜짝 놀라며 소주 먹는 일을 중단했다. 나는 남편에게 당신도 소주를 먹으며 낚시를 하느냐고 물으니 고개만 좌우로 흔들 뿐 자신 있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점심때가 되어 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나자 바람이 불며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파도가 낚시를 하는 절벽으로 몰아쳤다. 남편이 금방 그칠 것이라고 예상한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더 거세졌다.
“바람 때문에 그만 철수해야겠어. 얼른 선장에게 연락을 해. 우리를 데리러 오라고…….”
선장에게 전화를 한 후 모두가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비까지 내려 한여름인데도 선득거렸다. 파도는 거세져 우리가 서 있는 절벽을 때렸다.
“배가 오는지 내가 한 번 살펴볼게.”
그때 일행 중 한 명이 바닷가 바위로 내려서는 순간 파도가 밀려와 그를 때렸다. 큰 파도를 맞은 그가 바다로 빠지고 말았다. 파도 속에 휘말린 그가 한참동안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숨을 죽이며 눈으로만 그를 찾을 뿐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그때 주황색 구명조끼를 걸친 그가 바닷물에 떠서 파도에 넘실거렸다. 모두가 사색이 되어 정신을 차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더구나 썰물 때가 되어서 그런지 그가 점차 바다 가운데로 쓸려나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우리를 싣기 위해 배가 오고 있었다. 그 배 역시 높은 파도 속의 일엽편주일 뿐이었다.
“저기, 사람이 빠져 떠내려가요.”
우리 모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자 선장의 눈에 그가 들어왔는지 배를 돌렸다. 그리고 선장은 구명부환을 여러 번 던진 끝에 간신히 그를 끌어올렸다. 그때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박수를 쳤다. 우리도 간신히 배에 올랐지만 폭우와 바람은 계속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육지에 도착해서야 바다에 빠졌던 사람으로부터 나는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늘, 형수님이 구명조끼를 입혀주지 않았으면 황천 갈 뻔했어요.”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배의 선장도 나에게 고맙다며 두 손을 잡고 흔들었다. 파도에 휩쓸렸을 때 구명조끼가 없었다면 그는 물속으로 빨려들어 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구명조끼를 입었기에 물 위에 뜰 수 있었고 배의 선장이 그를 발견해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위험한 주말을 외딴 바닷가에서 보낸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남편을 닦달하고 나섰다.
“다음 주부터는 절대 낚시를 갈 수 없을 줄 알아요.”
단호하게 뱉어내는 내 말에 남편은 묵묵부답 말이 없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위험하게 낚시를 했는지 반성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알았어. 지난 주말에 당신이 했던 것처럼
이제부터는 안전에 철저를 기할게. 날씨도 철저히
체크해서 위험하다 싶으면 아예 출발을 하지 않을 거고.
또 배를 탈 때부터 낚시를 할 때는 물론 집으로 올 때까지
구명조끼를 꼭 입고 있을게.”
낚시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자 남편은 엄마한테 혼나는 어린애처럼 고분고분해졌다. 이튿날 남편은 첫 번째 안전장비인 최신형 자동팽창식 구명조끼를 구입해 왔다. 그리고 그것을 입고 방안을 이리저리 돌고 돌았다. 안전장비도 갖추었으니 나에게 낚시를 허락해 달라는 일종의 시위였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남편에게 낚시를 허락하면서 여러 가지 지킬 것을 정해주며 꼭 지킬 것을 다짐 받았다.
“마님, 여기 바다낚시 갈 곳의 날씨 예보입니다.”
나는 남편이 내민 신문에서 서해 안면도의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해서 승선하는 배의 크기를 휴대폰으로 찍어 전송하세요. 그리고 내가 배가 작다고 타지 말라면 타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구명조끼 착용한 모습을 2시간 간격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하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낚시는 끝인 줄 아세요. 더구나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술을 입에 대면 낚시는 끝인 줄 아세요.”
이렇게 결정된 우리 부부의 안전에 대한 굳은 약속은 현재 잘 이행되고 있다.
우리는 세월호의 사고로 한때 전 국민이 공황장애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이런 사고의 원인은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전 불감증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그만 배에 많은 인원이 승선한다던가, 안전장구도 갖추지 않고 낚싯배에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를 갖추어놓지 않고 선박을 운영하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도 괜찮았는데 뭐’를 위안으로 삼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바다를 즐기는데 안전에는 이상은 없는지 각자 꼼꼼히 살피며 생각해야 한다.
내 생명은 나 하나의 것이 아니다.
내 생명은 가족의 것이며 주변 사람 모두의 것이니
안전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인들에 걱정을 끼치지 않고
행복하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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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따라간 바다낚시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덕분에 구조 되었던 경험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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